꽤나 오래전 그러니까 20년쯤 전,
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철이 없던 시절의 일입니다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월급날인 25일에 결혼을 했다’는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세상에 참 웃기는 사람도 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결혼날짜를 확인해 보니까 그게 바로 25일이더라는 겁니다
제가 세상에 참 웃기는 사람만도 못 하더군요^^
그러니까 오늘이 28년전 꽃피는 월요일 제가 결혼한 바로 그날입니다
저도 어느 분의 부군처럼 결혼기념일에 왜 남자만 선물을 해야 하냐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겁 없이 말도 하곤 했지만
철이 좀 들고부터는 절대로 그런 말을 입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물론 생각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으니까 노코멘트이구요^^
제 집에서 4월은 결혼과 관련된 행사가 유난히 많은 달입니다
약혼, 결혼 그리고 집사람의 생일까지 모두 4월이라
오래전 제가 철없던 시절에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철이 좀 들고부터는 절대 그런 말 안 하죠 ㅎㅎ
결혼기념일이라고 무슨 대단한 기념행사를 하는 건 아니고
지난 주말 전주로 1박2일 문화기행을 다녀왔고
오늘은 조용히 저녁이나 함께 할 예정입니다
평소에 잘 못하니까 단 며칠만이라도 좀 신경써서 잘 해야지요
결혼생활,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즐거운 일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이제는 그저 그러려니 다 포기(?)하고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따져본들, 토론해서 이겨 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
어리석게도 꽤나 오랜 세월을 흘러보내야 했습니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형편없는 부모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그리고 곧 다가올 결혼 30주년에는 뭘 할까
결혼 50주년에는 뭘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오늘 아침 딸애가 수요일 저녁에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더니
뭔지는 모르지만 그날 저녁 엄마아빠를 공연에 초대한다고 하네요
따져볼 필요도 없이 물론 시간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다른 일도 없구요
참, 이거 절대로 자랑하는 거 아닙니다^^
'내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멋진 공군 (0) | 2005.07.01 |
---|---|
이지수 콘서트 (0) | 2005.05.03 |
간짜장과 계란후라이 (0) | 2005.04.12 |
3월에 떠난 남자 소식 (0) | 2005.04.09 |
다시 떠나간 그녀 (0) | 2005.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