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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여행

해군52 2008. 4. 13. 21:34

I.

 

스무살,

 

그때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었겠지만
그 세상은 지독스레 더러워 보여서 갖고 싶지 않았고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아주 많았지만
나를 얽매는 마음의 족쇄가 너무도 무거워서
차마 그냥 버리고 떠나버리지 못 했습니다

 

그때 스무살 나이에 여행을 떠났었다면
삶의 모습이 많이도 달라졌을 거라는 아쉬움 때문에
뒤늦게나마 떠나는 꿈을 가슴에 안고 사는가 봅니다


II.

 

홀로 된다는 것,
로라,
너에게로 또다시,
희망사항,
새들처럼...

 

한때 ‘발라드 황제’라고도 불리었던 가수 변진섭

 

1988년 1집 <홀로 된다는 것>으로 시작했으니까
이번 11집 Dream은 그후 20년만의 앨범이고
그의 나이도 어느새 마흔이 넘었습니다
 
마흔 넘은 변진섭이 3년여만에 발표한 새 앨범에도
여전히 고운 음색의 발라드곡들이 여러곡 들어있는데
첫곡부터 듣다가 열두번째 곡에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다른 노래들과는 다르게 경쾌한 비트곡인데
제목을 보니, 스무살의 여행!

 

몇 번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대중가요 가사이지만
철학이 담겨 있는듯해서 마음에 들어옵니다

 

III. 
  

떠나고 싶다 고독을 친구 삼아서
구름을 타고 바람이 데려가는 곳으로

나만의 리듬으로 걷고 내 세상을 볼 수 있게
외롭더라도 혼자가 좋겠네

 

행복한 순간 고통이 왔던 순간
내 길을 밝혀 주는 별이 되었죠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 멈추고 싶어질 때 쉬고
첨 보는 길을 만날 때면 설레며 걸어 볼 수 있겠죠 오~

 

사랑이 그리워질 때면 그 시절 함께 했던 노래를 꺼내
혼자서 불러 보며 웃어봅니다 오~

 

지금 당신은 여행을 하는 중이죠
당신의 삶을 열심히 걸어가는 중이죠

햇살이 너무 좋다가도 우산 없이 비가 오면
피하지 말고 그 비를 즐겨요

 

고통을 만나 행복을 알게 되죠
세상을 나쁘다고 하지 마세요

 

힘들게 뛰어가지 마요 더 가지려고 울지마요
천천히 걸어가세요 세상은 얼마든지 예뻐요 오~

 

열심히 사랑을 찾아요 사랑이 가장 멋진 풍경이잖아요
걸음을 멈춰 서로를 바라보세요 오~

 

스무살의 여행,
당분간 이 노래와 친해질 것 같습니다

 

IV.

 

인터넷을 서핑하면 이 노래를 찾을 수 있을테니까

들어보시고 괜찮다면 앨범 한장 사보는 건 어떨까요?

 

중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없다고 아우성치기는 하지만

그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한 투자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없는 아우성에 불과할 뿐이겠지요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있으면 극장에 가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앨범을 사고

내가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책을 사고...

 

이렇게 내 주머니에서 문화비를 지출해야

내가 원하는 문화공간이 만들어지는게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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