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디카를 처음 만져본 것은 2002년 8월 백두산으로 갈 때였습니다
사무실 젊은 직원에게 골라달라고 부탁해서 캐논 디카를 사고
새 디카에 들어있던 메모리스틱은 용량이 너무 작으니까
256메가짜리 메모리스틱을 따로 산 것까지는 제대로 했는데
새로 산 디카를 작동도 안 해본 채 중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겨우 설명서를 읽어가면서 디카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따로 산 메모리스틱에는 사진이 저장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중국 장춘-연길을 거쳐 백두산 가는 길에서는 메모리스틱을 살
방법도 없었으니 새로 산 디카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문제의 메모리스틱을 들고 카메라점에 갔더니
불량으로 판명되어 새것으로 교환은 가능했지만 참 황당했습니다
메모리스틱의 불량률이 경품 당첨될 확률밖에 안 된다고 하던데
불량품에 당첨된 건 어쨌든 선택받은 것이라고 자위할 수밖에요
백두산에 다녀와서 무려 20편의 여행기를 쓸 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진이라고는 한 장도 없는 지루한 펜클럽 여행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동행했던 분에게서 많은 사진이 들어있는 CD를 받기는 했지만
모처럼 갔던 백두산 사진을 직접 찍어오지 못한 것이 지금도 아쉽습니다
여하튼 그 이후로 디카를 세 개째 사서 쓰고 있는데
몇년동안 성능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성능대비 가격도 많이 싸졌습니다
여행이나 등산을 다니면서 사진을 계속 찍다보니 그 많은 사진을
정리분류하고 보관하는 것도 제법 품이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처음에는 컴에 그냥 보관했었는데 컴의 속도가 느려지고
보관공간도 좁아서 창고를 별도로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니, 이제 사진 창고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진 프로님들은 그냥 귀엽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동식(휴대용) 사진창고 두 동입니다
가운데 카드를 보면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용량은 왼쪽 1호 창고가 40기가, 오른쪽 2호 창고가 60기가입니다
사진창고를 컴에 연결한 상태에서 디카로부터 사진을 받아 보관했다가
컴으로 다시 불러볼 수 있습니다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쉽고 어느 컴에나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저장된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화면을 가진 것도 있지만 조금 비쌉니다
2호 창고는 등산 사진 전용입니다
창고 안에는 많은 폴더들이 있습니다
산에서 사진을 담아오면 폴더를 하나씩 만드는데 160개가 넘었습니다
폴더마다 산이름, 날짜, 동행자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북한산삼천사271021’이라는 폴더는
2007. 10. 21 북한산 삼천사 계곡으로 솔로 산행이라는 의미입니다
폴더를 열고 들어가 보면 수십장 또는 수백장의 사진 파일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파일 03221을 클릭하면 드디어 사진이 보이는데
의상능선 너머로 백운대, 노적봉, 만경대가 보입니다
1호 창고에는 등산 이외의 다른 사진들을 보관합니다
간판, 공연, 기념비, 들꽃, 모임, 서울보기, 여행, 영화, 영화세상...
여러 폴더들이 있습니다
‘영화세상’ 폴더에는 자료실에 정리하는 ‘영화세상’ 100편에 들어있는
영화와 관련된 사진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모임’ 폴더에 들어가면 제가 속한 모임 중에서 사진을 찍게되는
여러 모임들이 폴더 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행’ 폴더를 열어보면
2004. 4월 앙코르와트,
2004. 8월 러시아,
2005. 2월 여수,
2007. 1. 19 말레이시아...등등이 보입니다
‘임진각260623’ 폴더를 열어보면
2006. 6. 23 임진각에서 찍은 사진 파일들이 있습니다
파일 01782를 클릭하니
임진각 북단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보이는 철책입니다
태극기와 함께 수많은 분들의 통일 염원을 공감하던 순간이 되살아납니다
사진을 전문가 수준으로 다루시는 분들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겠지만
아마추어 초보 수준에서는 참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사진을 정리하다가 몇 번 실수로 날려버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백업도 받아두곤 해서 좀처럼 그런 실수는 하지 않습니다
또 인물사진을 쉽게 공개하지는 않지만 전부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경고의 말이 있습니다
“저한테 한번 찍히면 그걸로 끝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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