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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고백, 그 이후

해군52 2005. 12. 11. 21:56

스코트랜드 그녀의 임신 고백 이후

그녀가 제게 아기에 관한 조언을 구해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보태줄 말도, 도와줄 일도 없고 해서

그냥 태어날 아기 선물이나 미리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기 옷을 한 벌 사겠다고 백화점 매장에 들렸더니

남자냐 여자냐를 물어보는데 모른다고 대답할 수밖에요

그때부터 이옷 저옷을 꺼내서 보여주는데

그게 그것 같고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결국 불량소녀를 모시고 가서 겨우 해결했습니다


면으로 만든 큰 수건

그리고

동물 모형들을 매달아서 움직이게 하는 것(모빌)에

축하 카드까지 한 장 써서 넣고

포장코너에서 포장한 다음 요금도 비싼 DHL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속속 연락이 왔습니다


'딸을 낳았는데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

'며칠간 병원에 있다가 퇴원할 거다'

(첫 아기 때는 다 그렇다는 설명까지 붙여서^^)

'퇴원해서 집으로 왔다'

'선물은 남편에게 전했다'


그러더니 드디어 그녀에게서 직접 연락이 왔습니다


'너무 멋진 선물 고마워

나 정말 감동 먹었어


12월 2일에 딸을 낳았는데

처음으로 목욕을 시키고 나서

보내준 수건으로 닦아줬거든'


거기에 아래 사진을 첨부했는데

정말 제가 보낸 큰 수건으로 아기를 싸안고 있습니다


'그렇게 예쁜 아기의 엄마가 되다니 참 운이 좋구나

내 선물이 맘에 든다니 나도 행복해

그런데 말이지, 아기가 너무 예쁜데

내 친구들한테 사진 보여주면서

내 스코트랜드 조카라고 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니?'


이런 회신을 보냈는데 아직 대답은 없었지만

뭐 싫다고 할 이유가 없겠지요?

그래서 제 스코트랜드 조카 Neve의 사진을 공개합니다


 

예쁘죠?


뭐라구요?

.

.

.

.

.

저하고 닮았다구요?


그거야 당연하지요, 조카라니까요^^


지난번 '그녀의 고백' 때처럼 이상한 꼬리글 올라오면

저 그녀한테 짤릴 수도 있으니까 사정 좀 봐주세요


그녀, 제 전임 바이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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