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집터에서도 우리 고유의 난방시스템인 구들이
발견되었지만 굴뚝의 존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5세기 고구려 고분에서 출토된 무쇠 화덕의 구조로 보아
고래 끝에 수직으로 솟은 굴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경복궁 후원에는 여러 기의 아름다운 굴뚝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보물 제810호와 제811호로 지정된
자경전 십장생 굴뚝과 교태전 아미산 육각형 굴뚝이다
굴뚝 위에는 작은 집 모양의 검은 연가(煙家)가 있는데
배출되는 연기가 고르게 퍼져나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굴뚝들은 연기를 배출하는 구조물이기는 하지만
궁궐의 전각이나 담장들과 어울릴만큼 호화롭기도 하고
최고의 세련미를 갖추어서 전혀 굴뚝같아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절집이나 향교 또는 양반들의 고택에서도 정원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다양한 굴뚝을 찾아볼 수 있다
굴뚝의 위치, 높이, 형태, 재질 등이 건물과 잘 어우러져
멋스럽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들이 많다
서민들의 집 마당에는 비록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해서
더 눈길이 가는 정겨운 모습의 굴뚝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굴뚝을 보고 있으면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즈음
아궁이에서 장작이 타고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평화로운 일상이 담긴 멋진 그림같은 장면이 떠오른다
여행길에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굴뚝들도 제법 많았다
코로나에 발이 묶여 여행을 못 간지 여러달 되다 보니
오늘 당장이라도 굴뚝 찾아 떠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