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눈사람

해군52 2021. 1. 9. 17:00

눈사람 - 함민복

 

굴러굴러

몸 만들었구나

차고 둥근

물알 두 개

평편하게

한 세상 살지 않고

끝 찾아

다시 펼쳐 놓고 싶은

눈사람

사람눈

 

연합뉴스 사진을 편집함

‘눈사람’으로 검색하니 이런 재미있는 사진이 보인다

제주시청 앞의 돌하르방이 마스크를 쓴 것은 그렇다 치고

그 옆에 빨간 당근 코를 한 채 서 있는 눈사람이라니!

 

제주도가 워낙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공무원 입장에서는

눈 치울 걱정 때문에라도 폭설이 전혀 반갑지 않았을텐데

이런 발상을 한 제주시청 공무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시청을 방문하는 많은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누군지 전혀 모르지만 아마도 시민들과 소통도 잘 하고

업무에서도 열린 사고를 하는 분일 거라고 상상해 본다

 

내 사진 창고에서 눈사람 사진을 찾아봤더니 많지도 않고

내용도 밋밋한 편이라 포토에세이 만들기에는 부족하지만

제주시청 눈사람 소개할 겸 부족한대로 한 꼭지 만들었다

 

눈과 관련해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시 중에는 재북 시인

백석(1912~1996)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있다

 

시인이 이 시에서 ‘아름다운 나타샤’라고 부른 여인이

바로 성북동 길상사 터를 기부한 김영한이라는 분이다

‘나 죽거든 눈이 많이 내린 날 뒤뜰에 뿌려 달라’는

이 분의 유언에 따라 49재를 지낸 다음 남은 유골을

첫눈이 내린 날 길상사 뒤켠 언덕바지에 뿌렸다고 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도 이런 분들의 삶을 생각하면

감히 따라갈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한결 따뜻해진다

두 분의 영혼은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났을까?

 

시인 백석과 길상사 공양주 김영한에 관한 자료 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85860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연주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Th0-EJDEdmQ&t=1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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