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 함민복
굴러굴러
몸 만들었구나
차고 둥근
물알 두 개
평편하게
한 세상 살지 않고
끝 찾아
다시 펼쳐 놓고 싶은
눈사람
사람눈
‘눈사람’으로 검색하니 이런 재미있는 사진이 보인다
제주시청 앞의 돌하르방이 마스크를 쓴 것은 그렇다 치고
그 옆에 빨간 당근 코를 한 채 서 있는 눈사람이라니!
제주도가 워낙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공무원 입장에서는
눈 치울 걱정 때문에라도 폭설이 전혀 반갑지 않았을텐데
이런 발상을 한 제주시청 공무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시청을 방문하는 많은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누군지 전혀 모르지만 아마도 시민들과 소통도 잘 하고
업무에서도 열린 사고를 하는 분일 거라고 상상해 본다
내 사진 창고에서 눈사람 사진을 찾아봤더니 많지도 않고
내용도 밋밋한 편이라 포토에세이 만들기에는 부족하지만
제주시청 눈사람 소개할 겸 부족한대로 한 꼭지 만들었다
눈과 관련해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시 중에는 재북 시인
백석(1912~1996)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있다
시인이 이 시에서 ‘아름다운 나타샤’라고 부른 여인이
바로 성북동 길상사 터를 기부한 김영한이라는 분이다
‘나 죽거든 눈이 많이 내린 날 뒤뜰에 뿌려 달라’는
이 분의 유언에 따라 49재를 지낸 다음 남은 유골을
첫눈이 내린 날 길상사 뒤켠 언덕바지에 뿌렸다고 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도 이런 분들의 삶을 생각하면
감히 따라갈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한결 따뜻해진다
두 분의 영혼은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났을까?
시인 백석과 길상사 공양주 김영한에 관한 자료 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85860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연주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Th0-EJDEdmQ&t=15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