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홀 Rabbit Hole 2010년/미국/91분
감독 John Cameron Mitchell
주연 Nicole Kidman, Aaron Eckhart
어린 아들을 사고로 잃은 중산층 부부가 상실감에 시달리며
서로 다른 방법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주인공 부부는 자신의 아픔에 빠져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다른 가족이나 친지들을 배려할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데이비드 린제이-어베어의 동명 희곡인데
원작은 200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토니상 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2007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했으며
원작 희곡의 작가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각색까지 담당했다
영화의 제목인 ‘래빗 홀’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온 개념으로 ‘미지의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를 의미하는데
영화에서는 자동차 사고를 낸 소년이 그린 만화의 제목이다
일종의 평행우주론을 실현하는 이 구멍 속에는 다른 차원의
내가 존재하고, 평소의 나와 다르게 행동하면 새롭게 차원이
생기고 그 속에 또 다른 내가 있다는데 이해하기 쉽지 않다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져서 모두 화제가 되었던 <헤드윅>
(2001)의 각본가이자 주연 배우로 유명한 존 카메론 미첼이
영화 감독 데뷔 후 세 번째 연출한 작품인데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종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순수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교외의 조용한 주택가에 살고 있는 하위(아론 에크하트)와
베카(니콜 키드먼) 부부의 완벽하게 행복한 생활은 8개월 전
사랑하는 아들 대니를 사고로 잃으면서 한 순간 변해 버렸다
남편인 하위는 아들과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껏 추억하고,
마음에서 지워질 때까지 아들의 흔적을 집안 곳곳에서 느끼고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아내인 베카는 정원에 꽃을 가꾸며 슬픔이 무디어진 듯하지만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 아들의 흔적을 지워버리려고 한다
그녀는 아픔의 가시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친지들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도 상대하기 어려운 존재가 된다
자신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는 등 좌충우돌하는 여동생(타미
프랜차드 분)을 만나면 아픔의 가시가 어김없이 튀어나온다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끊임없이 교훈을 주려는 어머니(다이앤
위스트 분)를 만나면 약물 중독으로 죽은 오빠와 사고를 당한
어린 아들을 동일시하는 어머니의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한편 하위는 같은 상처를 가진 부모들 모임에 자주 참석해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아픈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곳에서 자신과 말이 통하는 개비(산드라 오 분)를 만난다
사고를 냈던 소년 제이슨(마일즈 텔러 분)을 우연히 발견한
베카는 제이슨이 자신의 잘못을 괴로워한다는 고백을 듣고
‘래빗 홀’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조금씩 평온함을 찾아간다
누구보다 서로 사랑하지만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 두 사람은
마침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위험한 선택을 하려 하는데...
존 카메론 미첼 John Cameron Mitchell 1963~ 미국 배우, 감독
엄격한 카톨릭 집안 출신인 미첼 감독은 미군 장교 아버지를
따라 독일, 스코틀랜드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성장했다
20대 초반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자 그의 부모는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여전히 아들을 사랑한다’는 입장이었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연극 무대에 데뷔한 후
30대 초반까지 뮤지컬과 연극 등 다양한 무대 공연과 영화,
TV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길을 착실하게 걸어갔다
비행기에서 만난 작곡가 스티븐 트래스크와 의기 투합해서
함께 새로운 무대극을 구상했는데 10대 시절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 주인공인 ‘군인 아버지를 두고 밴드를 꿈꾸는 게이
소년’을 내세웠다가 다시 ‘독일 출신으로 온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록 가수’로 바꾸어 <헤드윅>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1994년 클럽에서 시작한 공연은 1998년 오프 브로드웨이로
옮겼고, 열광적인 매니아들의 지원으로 2001년 영화화하면서
연출과 주연을 겸직한 미첼이 선댄스에서 감독상까지 받았다
2014년에는 브로드웨이 대극장에서 리바이벌 공연을 했고,
해외에서도 공연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공연이 성공적이었다
미첼은 금기를 깨는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했는데 그 결과는
늘 논쟁거리가 되었고 강한 비난과 열렬한 추종이 뒤따랐다
그가 연출한 <숏버스>(2006)는 한국에서 긴 법정공방을 거쳐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으로 개봉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헤드윅 (2001) 베를린 테디작품상, 선댄스 감독상
숏버스 (2006)
래빗 홀 (2010)
런던 러브스토리 (2017) 칸 퀴어종려상 후보
아론 에크하트 Aaron Eckhart 1968~ 미국 배우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에크하트는 십대 시절에 가족과 함께
영국과 호주에서 지냈고, 고등학교 졸업 후 3년간 하와이에서
서핑을 했고,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말일성도교회를 위한 종교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이후에 몰몬교는 그만 두었다고 한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후 닐 라부테 감독의 연극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연극과 영화, TV드라마에서 내공을 쌓으면서
연기의 폭을 넓혀가다가 코메디 <흡연, 감사합니다>(2005)로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다크 나이트>(2008)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투 페이스
하비 덴트 검사 역을 맡아 관객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이며
드라마와 로맨스, SF물을 넘나드는 흥행 배우로 자리 잡았다
포제션 (2002)
흡연, 감사합니다 (2005)
낯선 여인과의 하루 (2005)
사랑의 레시피 (2005)
다크 나이트 (2008)
래빗 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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