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고래 The Whales Of August 1987년/미국/90분
감독 Lindsay Anderson
출연 Bette Davis, Lillian Gish
한적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늦은 여름이면 고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노자매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서 추억의 소중함을
강조한 서정적인 드라마로 데이비드 베리의 희곡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린제이 앤더슨 감독이 영상으로 옮겼다
영화는 절벽 위의 오래된 2층 집에서 살고 있는 두 노자매의
단 이틀 동안의 지루할 정도로 조용한 일상을 통해서 그들이
남편을 잃고 서로에게 의지한 채 살아온 긴 세월을 보여준다
무성영화 시대부터 위대한 전설이었던 93세의 릴리안 기쉬와
강렬한 눈빛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78세의 베티 데이비스,
각기 120편이 넘는 작품을 남긴 두 명의 전설적인 배우들이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펼치는 연기 앙상블이 단연 압권이다
함께 출연한 빈센트 프라이스, 앤 소던와 해리 커리 Jr 등도
모두 고령인 배우들이니 완벽하게 노배우들만의 캐스팅이다
8월이면 새끼를 품은 고래 떼를 볼 수 있다는 아름다운 섬의
바닷가 언덕 작은 2층 집에는 초로의 두 자매들이 살고 있다
밝지만 조용한 성품의 언니인 사라(릴리안 기시 분)와 시력을
잃고 매사에 불만이 가득한 동생인 리비(베티 데이비스 분)는
태어나고 자란 집에 돌아와서 함께 생활한 지 15년이 되었다
언니인 사라는 집안 살림을 꾸려가면서 동생 리비를 돌보지만
리비는 남편이 살아 있을 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고, 외동딸
마저도 돌보려 하지 않아서인지 늘 죽음을 생각하면서 지낸다
이 집까지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티샤
(앤 소던 분)와 러시아 황실 후손이라는 마라노프 남작(빈센트
프라이스 분)과 유쾌한 수리공인 조슈아(해리 커리 Jr 분)이다
마리노프 남작이 집 뒤쪽에서 낚시를 하겠다며 허락을 구하자
사라는 흔쾌히 승낙하는데 리비는 이유도 없이 심통을 부린다
리비는 언니가 잘 차려놓은 아침상을 타박하는가 하면 바다가
잘 보이도록 크게 창을 만들고 싶다는 사라에게 ‘새로운 것을
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늙었다’는 이유를 들어 극력 반대한다
사라는 집 뒤쪽에서 낚시로 잡은 생선을 선물하려는 마리노프
남작을 저녁에 초대하지만 왜 낯선 사람을 집에 초대하냐면서
화를 내다가 마지못해 식탁에 함께 앉은 리비는 결국 무례한
언사로 남작을 민망하게 만들어 내보내며 자리를 망쳐버린다
전쟁 중 사망한 남편의 사진 앞에 장미꽃과 와인을 차려놓은
사라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말하듯이 어려운 일을 하소연한다
“아무래도 더 이상 리비를 돌볼 수 없을 것 같아요”
한편 리비도 역시 먼저 떠나간 남편의 유품을 어루만지면서
이유도 없이 얽히고설킨 자신의 마음을 달래보려 하는데...
영국령 인도에서 영국 육군 장교(최종 계급 중장)의 아들로
태어난 린제이 앤더슨 감독은 옥스퍼드대 졸업 후 영화잡지
<시퀀스>를 창간(1947), 비평가로 활동하는 한편 단편영화
<목요일의 아이들>(1954)로 아카데미 단편영화상을 받았다
TV와 연극 연출, 다큐 제작을 거쳐 1963년 장편영화 감독에
데뷔하여 <만약>(1968)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앤더슨 감독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 예술은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행동주의자로 ‘자유 시네마’라는 기치 아래 60년대
영국의 영화와 연극에 새 물결을 일으킨 주역으로 평가된다
.
한국영상자료원과 주한 영국문화원 공동으로 앤더슨 감독의
작품들을 상영하는 회고전을 개최한 기록도 보인다 (1998)
영화 연출 11편/영화제 수상 3회, 후보 8회
욕망의 끝 (1963) 칸 황금종려상 후보
만약 (1968) 칸 황금종려상
오 럭키 맨! (1973) 칸 황금종려상 후보
영국 병원 (1982) 칸 황금종려상 후보
8월의 고래 (1987)
릴리안 기쉬는 1910년대부터 무려 75년 동안 활동한 배우로
1910~20년대 가장 유명했던 ‘무성영화의 전설’인 여배우이다
모친, 여동생과 함께 생계를 위해 지방극단에서 연기를 하던
릴리안은 데이비드 그리피스 감독을 만나 그의 주요 작품들에
계속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192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이했다
릴리안은 유성영화 시대에 들어서 주된 활동 무대를 연극으로
옮기고, 영화에는 가끔 출연했는데 유작인 이 영화에서 무려
93세에 주연을 맡아 최고령 여우주연배우라는 기록을 세웠다
건방지고 예쁘고 유행에 민감한 도시 아가씨 역할로 할리우드
간판스타가 된 베티 데이비스는 거침없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남성 위주였던 할리우드에서 자기 의견을 거침없이 주장했다
<청춘의 항의>(1935)와 <제저벨>(1938)로 아카데미에서 2회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녀는 5년 연속 후보에 올라가는 최초의
기록으로 고전 할리우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그녀의 큰 눈은 1981년도 빌보드에서 9주간 1위를 기록했던
노래 ‘Bette Davis Eyes’로 유명해졌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11회나 올랐고, 칸과 베니스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릴리안 기쉬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616
베티 데이비스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473
영화 OST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veUx5rDFn8w
'영화198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시인의 사회 (1989) (2) | 2024.04.21 |
---|---|
바베트의 만찬 (1987) (1) | 2024.04.14 |
84번가의 연인 (1987) (0) | 2022.05.29 |
거미 여인의 키스 (1985) (0) | 2022.01.02 |
폭주기관차 (1985) (0) | 2021.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