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 1960년/이탈리아,프랑스/90분
감독 Peter Brook
출연 Jeanne Moreau, Jean-Paul Belmondo
프랑스 작은 항구도시에서 삶에 권태를 느끼던 유부녀가 젊은
청년을 7일간 만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을 묘사한 멜로물로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강박관념’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뤘던 그녀는
<히로시마 내 사랑>(1959)의 시나리오, <연인>(1992)의 원작
소설 등을 집필한 80여 편 영화의 작가이면서 <인도의 노래>
(1975)를 비롯한 20여 편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옥스퍼드대 재학 시절 연극 연출로 명성을 얻었고, 셰익스피어
극단 연출가와 대표까지 역임한 ‘연극계의 살아있는 신화’ 피터
브룩이 뒤라스의 원작 소설을 아름다운 흑백 영상에 담아냈다
제목인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여주인공 아들의 피아노 선생이
설명하는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라는 뜻의 음악 용어인데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 이루어지는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
앙상한 가로수와 철길 그리고 크레인 중장비가 보이는 바닷가
풍경과 주인공들의 패션이 영화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리고,
안토니오 디아벨리의 변주곡을 차용한 테마음악이 반복되면서
대사가 많지 않은 영화의 공백을 채우고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어느 항구도시에서 공장주의 부인으로 사는 앤(잔 모로 분)의
삶은 부유하기는 하지만 내면으로는 권태롭고 공허할 뿐이다
앤은 피아노 레슨 받는 아들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다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라는 뜻이야”
이때 갑자기 여자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자 앤은 창문으로 내다보다가 밖으로 나간다
카페에는 젊은 여자가 죽어 바닥에 쓰러져 있고, 죽은 여자를
끌어안고 있던 한 청년이 경찰에 체포되어 호송차에 실려간다
살인사건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 카페에 들린 앤은 쇼방(장 폴
벨몽도 분)이라는 청년을 만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앤을 쇼방이 몰래 따라가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카페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남녀의 만남과 파멸에 대한 이야기...
두 사람의 만남과 대화가 반복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감정의 기류가 흐르지만 선을 넘는 행동만은 애써서 자제한다
앤이 쇼방을 만나려고 남자들로 북적거리는 카페에 들어오자
많은 남자들의 호기심 가득한 따가운 시선이 그녀에게 몰린다
집에서 열린 파티장에서 많은 손님과 식사를 하면서도 정신은
완전히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앤은
파티장을 나와 한동안 쓰러져 있더니 정신없이 카페로 향한다
기다렸다면서도 내일이면 떠나겠다는 쇼방에게 앤이 대답한다
“어차피 안 되는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끝날 줄 몰랐어요”
‘프랑스 누벨바그의 여신’ 잔 모로는 루이 말 감독의 데뷔작인
<사형대의 엘리베이터>(1958)로 지적이면서 동시에 퇴폐적인
이미지를 얻은 후 유명 감독들의 많은 걸작들에 출연했고, 이
영화에서 원작 소설의 주인공이 살아나온 것처럼 일탈과 절제
사이에서 빼어난 연기를 펼쳐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부유한 유부녀의 일탈을 다룬 영화이면서도 7일 동안 만나서
짧은 대화만 몇 마디 나누다가 헤어지는 식으로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끝나지만 오히려 매우 격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살인사건을 계기로 만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 보면
살인사건의 당사자들과 두 주인공의 모습이 점점 오버랩된다
그들의 대화는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는 이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고, 멀지 않아 끝이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남 : 당신이 죽었으면 좋겠어요
녀 : 그대로 되었어요
두 사람이 헤어지는 순간에 나누는 이런 대화를 듣는 관객은
진짜 죽음보다 더 가슴 아플 수밖에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잔 모로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467
장-폴 벨몽도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468
영화 메인 테마곡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r3pXLAmOu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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