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춥던 날씨가 조금 풀린 어제
도산대로에서 점심을 먹고 가까운 카페에 들어갔다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들렀던 대형 카페였다
라떼 두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다가
와이파이 안내판이 보이기에 습관처럼 와이파이를 연결하려고 했다
비밀번호를 보이는 대로 입력했는데 틀렸다고 연결이 안 된단다
다시, 천천히, 알파벳 대,소문자를 구별하면서 입력했는데 또 틀렸다고 한다
이렇게 세 번을 해도 안 되기에 카페 직원에게 물어봤다
대문자-소문자를 제대로 넣었냐고 물어보기에
첫 글자 대문자, 나머지 소문자를 넣었다고 대답했다
직원이 첫 글자도 대문자가 아니고 전부 소문자라고 하길래
안내판을 가리키면서 이게 대문자지 어떻게 소문자냐고 물었더니
아주 무표정한 얼굴로 그게 '소문자!'란다
살짝 열 받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뒤에 있던 남자 직원이 끼어들더니 결정타를 날렸다
“그동안 이걸 대문자라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이게 뭔 소리지???
“그래, 내가 이상한 사람이네”
스스로를 진정시키면서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그 직원들이 내 말에 대놓고 동의하지는 않았다
속으로는 모르겠지만...^^
그날 청담사거리 파스쿠찌에서 마신 라떼가 고소한 맛은 없고,
왜 유난히 쓰기만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한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빚을 갚기는커녕 오는 손님 쫓아내는
이런 최악의 카페 직원을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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