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Les Amants Du Pont-Neuf
제작년도 1991년
제작국가 프랑스
상영시간 125분
감독 Leos Carax
출연 Juliette Binoche, Denis Lavant, Klaus-Michael Gruber
파리 세느강의 가장 오래된 퐁네프 다리 위에서 우연히 만난
불우한 남녀의 거칠고도 자학적인 사랑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린 멜로 대작이자 흥행을 의식하지 않은 전위적 작품으로
1980년대 '누벨 이마쥬'의 선두주자로 각광받던 천재 영상파
레오 까라 감독이 5년 만에 완성한 세 번째 연출작품입니다
'새로운 다리'라는 뜻의 퐁네프는 실제로 16세기말에 지어진,
세느강에서 가장 오래된 허술하고 보잘 것 없는 다리이지만
까라 감독이 '퐁네프에서 만난 연인들은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에 빠져서 이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고 합니다
5년에 걸쳐 제작비로 250억 원을 투자한 이 작품에 대해서
감독의 천재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는 졸작이라는 평도 있고,
유명 영화제에서 이렇다 할만한 수상 실적도 없기는 하지만
뛰어난 영상미와 세련된 기교, 상식을 뛰어넘는 설정과 같은
까라 감독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아주 독특한 작품입니다
까라 감독의 여러 작품에서 주인공역을 맡았던 드니 라방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줄리엣 비노쉬가 난해한 역할을 맡았는데
혁명 2백주년 축제가 펼쳐지는 거리에서 권총을 쏘아대면서
춤추고 질주하는 장면과 불춤 장면이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1992년 세자르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과 디자인상을 받았고,
1992년 유럽영화제 여우주연상 등 3개 부문 상을 받았으며
1993년 영국아카데미 비영어권영화 최우수상 후보작입니다
떠돌이 곡예사이자 수용소를 탈출한 거리의 부랑자인 알렉스
(드니 라방 분)는 퐁네프 다리 위에서 노숙하면서 ‘죽지 않기
때문에’ 사는 것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부유한 집안의 딸이면서 화가였던 미셸(줄리엣 비노쉬 분)은
연인과 헤어진 후 시력마저 잃게 되자 희망을 잃고 좌절감에
빠진 채 집을 뛰쳐나와 퐁네프 다리 위에서 노숙을 시작한다
아무 희망도 없이 마음의 상처와 가난으로 더러운 모습을 한
두 사람은 다리 위에서 만나 거칠고 파괴적인 사랑을 나누고,
이 세상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하고 싶은 대로 하며
하루하루가 마치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극단적인 삶을 살아간다
미셸에게 사랑을 느낀 알렉스는 적극적인 자세로 매달리지만
옛 사랑에 대한 기억만으로 가득한 미셸은 틈을 보이지 않고,
그럴수록 알렉스는 더욱 더 미셸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인다
결국 정식 연인 사이가 된 두 사람은 프랑스 혁명 2백주년을
기념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퐁네프 다리를 달리기도 하고
미셸이 갖고 있던 권총을 이쪽저쪽으로 쏘아대며 즐거워한다
어느 날 미셸의 가족들이 그녀를 찾는다는 포스터가 거리마다
나붙자 미셸을 잃을까 두려운 알렉스는 포스터를 찢어버리고
불태우다가 포스터를 나르던 차와 사람까지 불에 타게 만든다
자신의 눈을 고칠 수 있다는 소식을 라디오에서 들은 미셸은
알렉스에게 잊어달라는 편지만을 남겨놓고 집으로 돌아가고,
알렉스는 방화범으로 체포되어 3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다
2년 후 시력을 되찾은 미셸은 감옥으로 알렉스를 찾아가는데
보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미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다
알렉스는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고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그가 출감한 후 크리스마스이브에 공사를
마친 퐁네프 다리 위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는데...
남루한 옷차림에다 절망적인 표정으로 쓰러질 것처럼 걷다가
지나가는 자동차에 치여서 한쪽 다리에 기브스를 한 남자와
한쪽 눈에 안대를 한 채 낡은 화폭을 손에 들고 걸어가다가
이런 남자를 아무 생각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는 여자
절망과 빈곤과 분노만 지닌 채 삶의 끝에서 만난 두 사람은
상처받을 줄 알면서도 곧 맹목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됩니다
끊임없이 파격적이고도 강렬한 영상을 추구해온 까라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배경, 조명, 의상과 함께
깊게 상처받은 두 사람의 광기어린 불안과 갈망을 담아내는데
마치 상처받은 짐승이 우리에 갇혀 몸부림치는듯한 두 사람의
광적인 모습을 보는 관객은 대단히 불편하고 고통스럽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해 까라 감독과 줄리엣 비노쉬가 이틀 밤낮을 꼬박 새우며
격렬한 토론을 벌이다가 이렇게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퐁네프 다리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심한 말다툼을 하다가
남자가 여자를 끌어안고 대책 없이 강물 속으로 뛰어듭니다
강물에 빠져 버둥대던 두 사람은 지나가던 배에 구조되는데
어느 노부부가 모래를 싣고 마지막 운행을 떠나는 배입니다
"이 배 어디까지 가는 거죠?"
"끝까지요"
"우리도 함께 가도 되죠?"
"물론!"
세느강의 불빛을 뒤로 하고 떠나간 두 사람은 행복했겠지요?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cbj7ntp7RPk
레오 까라 감독이 연출한 작품들
나쁜 피 (1986) 베를린 금곰상 후보
퐁네프의 연인들 (1991)
폴라X (1999) 칸 황금종려상 후보
홀리 모터스 (2010) 칸 황금종려상 후보
아네트 (2021) 칸 감독상 수상, 황금종려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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