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지붕 위의 기병 (72)

해군52 2007. 9. 2. 00:39

 

원제 Le Hussard Sur Le Toit/The Horseman On The Roof

제작년도 1995

제작국가 프랑스

상영시간 135

감독 Jean-Paul Rappeneau

출연 Olivier Martinez, Juliette Binoche

 

콜레라가 기승을 부리던 암울한 19세기 초 유럽을 배경으로

이탈리아의 기병 장교와 미모의 프랑스 후작 부인이 벌이는

서사적 러브스토리를 다룬 장 지오노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장 폴 라프노 감독이 영상에 옮겨놓은 스펙타클 사극입니다

 

지오노의 원작은 원작자 자신을 포함하여 코스타 가브리스,

르네 끌레망 등 여러 거장 감독들이 영화화하고 싶어했지만

방대한 스케일에 손을 들었는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가

감독으로 데뷔하여 성공한 라프노 감독이 이 작업을 맡아서

아름다운 배경, 음악과 긴박감을 갖춘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원작자 지오노와 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1995년을 맞아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영화 제작이 시작되었는데

르네 끌레망이 파산 위험을 각오하면서까지 제작을 맡는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류 스탭진들이 자진하여 합류하였고

4천만 달러라는 프랑스 영화사상 최고액 제작비를 투입하여

프랑스의 자존심을 걸고 보기 드문 대작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원작자의 고향이자 원작의 무대이기도 한 프로방스를 비롯한

프랑스, 루마니아, 헝가리 등 전 유럽을 순회하며 1년에 걸쳐

강행된 촬영 중에 과로로 쓰러지는 스탭이 속출했다고 하며

가옥 포함 도시 전체가 정교하게 재현된 프로방스의 세트는

프랑스 정부가 영구 보존시켜서 관광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자르영화제에서 이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줄리엣 비노쉬와

막 신인상을 받은 신예 올리비에 마르티네즈가 주연을 맡고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자청, 우정출연하며

연인원 1만명이 넘는 많은 엑스트라가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1996년 세자르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포함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촬영상과 음향상에 그쳤습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를 받던 이탈리아 기병 대령 안젤로

(올리비에 마르티네즈 분)는 오스트리아의 압제에 저항하다가

사형선고까지 받지만 겨우 위기를 벗어나 프랑스로 피신한다

 

어릴 적 친구 마죠나리(클라오디오 아멘도라 분)를 찾았다가

그의 배신으로 오히려 오스트리아 첩자들에게 쫓긴 안젤로는

프로방스로 가지만 콜레라 창궐로 죽음의 그림자가 가득하다

 

이런 아비규환 와중에 프랑스 도피 중인 동지들을 찾아가던

안젤로는 샘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려다가 콜레라의 공포에

이성을 잃은 군중들로부터 샘에 독을 타는 것으로 오해 받고

가까스로 그들의 린치를 피해 도시의 건물 지붕 위로 피한다

 

힘겹게 달아나다가 갈증과 허기에 지쳐 어느 저택으로 숨어

들어간 안젤로는 그 집에 혼자 남아있던 검은 머리에 초록빛

눈동자를 지닌 신비감 가득한 낭만적인 귀부인 폴린(줄리엣

비노쉬 분)으로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식사대접을 받게 된다

 

마침내 프랑스 도피 중인 동지들을 만나 친구의 배신을 알린

안젤로는 동지들이 모은 군자금을 갖고 이탈리아로 향하지만

무서운 기세로 퍼지는 콜레라의 확산을 막으려는 프랑스군이

통행을 막고 있어 이탈리아로 가려면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

 

이탈리아로 가던 길에 우연히 폴린과 다시 마주친 안젤로는

기지를 발휘해서 그녀와 함께 프랑스군의 방어선을 돌파한다

 

폴린이 생사도 모르는 남편을 찾아간다는 것을 안 안젤로는

이탈리아행도 잠시 보류한 채 그녀의 남편 찾기에 동행한다

 

기병대로부터 도망치기도 하고, 수용소에서 탈출하기도 하고,

목적지까지 갔다가 길이 어긋난 남편을 찾아서 돌아오기까지

두 사람은 죽음의 골짜기를 헤치고 목숨을 건 모험을 하면서

겉으로 드러내보이지는 않지만 순수한 열정에 휩싸이게 된다

 

두 사람이 폴린의 남편이 기다리는 고향에 겨우 도착하지만

이번에는 폴린이 콜레라 증세로 쓰러지고 마는데...

 

 

광활하게 펼쳐진 산과 들,

눈을 뜨고 입을 벌린 채 죽어있는 시체들,

살아있는 사람도 겁내지 않고 달려드는 까마귀떼...

 

창궐한 콜레라로 죽음이 만연되어 있는 극한상황에서 나오는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보면 식은땀이 흐를 만큼 섬뜩합니다

 

우연히 샘에서 물을 마시던 주인공은 샘물에 독을 넣었다

어느 여인의 한 마디 외침으로 졸지에 군중에 쫓기게 되는데

콜레라로 가족과 재산을 잃은 사람들은 막연한 화풀이를 위해

누구든 죽어줄 대상을 원했고 경찰도 이들을 막지 못 합니다

 

콜레라와 성난 군중과 길을 막는 군인들을 피해 목숨을 걸고

말을 달리는 공포 속에서도 한발자국씩 상대에게 다가가지만

두 사람 모두 그런 감정을 절대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습니다

 

군인들에게 체포되어 수용소에 격리된 채 죽음만을 기다리던

여자는 자신을 찾아서 수용소까지 따라온 남자를 보고나서야

남자의 마음을 확신하며 이제 그의 말에 따르겠다고 합니다

 

말을 탄 채 계곡을 달려 프랑스군의 방어선을 뚫어내는 두 사람,

여자의 남편이 있는 고향을 눈앞에 두고 잠시 비를 피한 집에서

머리를 쓰다듬던 여자의 손을 갑자기 잡더니 손바닥에 강하게

입 맞추고는 손을 놓고 물러서 어쩔 줄 모르며 사과하는 남자,

마침내 도착한 고향에서 콜레라 증세로 쓰러진 여자를 눕히고

의사로부터 배웠던 대로 애타는 몸짓으로 치유하려는 남자...

 

겨우 세 번 째 출연작에서 관록의 대스타 줄리엣 비노쉬와

공연한 신인 올리비에 마르티네즈는 어깨에 닿을 듯이 기른

갈색 머리와 아몬드색 눈동자와 남국의 관능이 배인 몸매로

영화 홍보에서 프랑스의 브래드 피트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마르티네즈와 비노쉬는 실제 사랑에 빠져 동거했다고 하니

영화 밖에서도 사랑은 이성을 마비시키는 마약인가 봅니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_-m4bwuMgvo

 

장 폴 라프노 감독이 연출한 작품들

 

 

사랑의 이혼장 (1971) 칸 황금종려상 후보

낙원의 침입자 (1975)

시라노 (1990) 칸 황금종려상 후보

지붕 위의 기병 (1995)

즐거운 여행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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