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책장에서 오래된 문고판 책들을 뒤져보다가
전혜린이 번역한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와 함께
이 책을 찾아냈다.
삼중당문고 100권의 책 중에서 24번,
1983. 12. 5 초판 발행,
1983. 12. 31 중판 발행,
값 950원
완벽을 추구하면서 너무나 열심히 살다가
일찍 가버린 지나치게 똑똑한 여자---
학생시절 그녀에 대하여 가졌던 인상을 기억하면서
그 책을 다시 읽었다.
대학신문, 일간지, 월간잡지 등에 실렸던 글들과
편지를 모아서 편집한 그 책에는
그녀가 유학했던 독일 이야기가 가장 많고
부부, 친구 이야기, 딸의 육아일기,
그리고 얼마전 으니님이 살사방에 썼던
헤세의 수채화 이야기도 들어 있었다.
- 영원한 물음
<당신이 어디서부터 왔는가>에서 도망하고 싶었고
황색 비전을 나는 좇고 있었다.
낮이나 밤이나 우울한 회색과 안개비와 백일몽의 연속이었다.
- 나는 혼자 살고 싶었다.
내 일생을 인식에 바치고 싶었다. 자유롭게......
- 나는 국민학교 때부터 대학까지를
관립학교만을 나왔었고 다녔었다.
또 점수따기와 책상버러지와 독서광의 부류에 속해 왔었다.
따라서 이러한 경로를 밟은 사람이면 알 수 있는
온갖 관료적 점수주의적 암기식 교육에 대해서 맹렬한 반발과
자유로운 학문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품고 있었다.
- 내가 중학교 때 썼던 글 속에 있는 한 구절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라는 소망 겸
졸렌이라는 정반대의 사람으로 형성되어진 것 같다.
- 포장마차를 타고 일생을 전전하고 사는 집시의 생활이
나에게는 가끔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 남편에 의한, 남편을 위한, 남편의 생을
내가 영위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결혼에 의해 불행해지지 않았을까 ?
- 가장 모범적 부부라고 보고 있는 부부도
이면을 보면 불만과
정신적 내지 실질적인 배신 행위뿐이다. (루이제 린저)
요즘 같으면야 흔히 할 수 있는 얘기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수긍할 말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상당히 이질적인 주장이었던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너무 앞서가는 사람은
오히려 살기 힘든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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