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겨울 풍경

해군52 2020. 12. 17. 13:12

겨울 길을 간다 - 이해인

 

봄 여름 데리고/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가슴에 묻고

겨울 숲길을 간다

 

추우니까 겨울이긴 하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날씨도 날씨지만 그보다 마음이 추워서인 듯하다

미루고 미루다가 해 넘기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며

잡았던 약속들은 허망하게도 전부 취소되었다

 

올 한해를 덮어버린 코로나 바이러스가 갈수록 기승이다

마지노선 같았던 신규 확진자 1천명을 넘어서고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세로 계속 달려든다

 

개발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에 희망을 걸어야겠지만

언제쯤이나 확실한 대책이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집안에 갇혀서 혼자 지내는데 익숙하지 않은

많은 보통 사람들이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한다

생업이 무너지는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동안 교만해진 인간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겠지만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춥고 어두운 길을 혼자 가면서도 행복을 노래하는

신앙심 가득한 이해인 시인의 마음을 배워야 할까?

어쩌면 시인도 올해 겨울에는 다른 마음일지 모른다

 

이종용 <겨울아이>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2Upn0EwY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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