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살기 어려워? 어제 저녁 일찍 집에 들어와 있는데 오랫동안 못 만났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소줏잔을 기울이며 지난 얘기를 했는데 반가운 마음에 적정주량수위를 넘어선데다가 다시 카페에 가서 위스키를 또 마셨더니 후반전 필름은 까맣게 지워지고 오늘 하루는 침대와 씨름을 하고 말았다 어제 .. 내글모음 2002.11.15
네덜란드 댄스 공연 얼마전에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있었던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초청공연을 보게 되었다 이건 <백조의 호수> 같은 발레하고는 비슷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자이브, 차차차, 탱고, 월츠 같은 스포츠댄스하고는 물론 다른 춤이고 캬바레에서 추는 지루박하고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 내글모음 2002.11.11
자선 무도회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연이틀동안 남산에 있는 하이야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창과 칼 여러개를 양손에 들고 와인을 곁들인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냐? 그런데 왜 설렁탕이나 된장찌개 생각이 나는거야? 토요일 저녁 행사는 였는데 서울에 주재하는 대사들이나 외국업체 대표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만한 내국인들이 모이는 모임에서 주최하는 행사였다 남자는 턱시도, 여자는 드레스를 떨쳐 입고 무대에서는 현악몇중주가 연주되고 사회진행은 영어로 하는 상당히 국제틱한 행사여서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분위기였지만 어찌어찌한 이유로 참석하게 되었다 기증받은 항공권을 경매방식으로 팔기도 하고 당첨자에게 선물을 준다고 경품권도 팔아서 자선기금을 마련하는데 그 자리에서 2천몇백만원.. 내글모음 2002.11.10
누가 죄인일까?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구속기소되어 구치소에서 백일 이상 고생하다가 보석으로 나온 친구를 만났다 소위 <월급쟁이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사주의 지시에 따라 한 일에 대해서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케이스에 딱 걸린 친구이다 3.3평짜리 좁은 방에 9명이 .. 내글모음 2002.10.27
탈(脫) 모범생 학교 다닐 때 자주 뭉쳐다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대학 전공을 달리하는 9명이 모두 소위 범생이들이었다 함께 어울려 다니다가 이념 서클 비스름한 이름도 만들고 거창하게 모임의 <헌장>이라는 것도 만들어서 그 밑에다 전원이 혈서는 아니지만 자필 서명을 했다 그 헌장은 지금 다.. 내글모음 2002.10.25
운악산에 다녀와서 산에 다니다 보면 여러 가지 인공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길 안내를 위한 표지판이나 샘터를 예쁘게 꾸며 놓은 것처럼 꼭 필요하고 반가운 것이 있는가 하면 자연을 만나러 산행하는 기분을 망쳐 놓는 것들도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청계산에 있는 수많은 나무 계단들은 워낙 많은 사람들.. 내글모음 2002.10.20
어느 여인의 편지 오늘따라 하늘은 왜 이리 높고 파란지요 가을이 깊어가면서 왜 이리 가슴이 시린지요 오늘도 당신을 향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그리운 마음을 이렇게 적어 봅니다 가을 하늘을 보며 한동안 돌아다니다 들어왔어요 허전한 마음을 감추려고 장롱을 정리하다가 언젠가 당신이 내게 사준 .. 내글모음 2002.10.19
조카의 할머니 사랑 내 장모님은 둘째 딸(내 큰 처제)네와 같이 사셨는데 늦게 결혼한 처제가 무려 결혼 11년만에 나이 마흔이 넘어서 딸 하나를 낳았고 처제가 내 집사람과 같이 점방을 하고 있으니 그 늦둥이는 장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고 할머니와 외손녀 간에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었으리라 장모.. 내글모음 2002.10.13
문상하기 <경사에는 못 가더라도 조사에는 꼭 가야한다> 내가 비교적 잘 지키고 있는 생활의 원칙이다 몇년전부터 한동안 어려운 일들이 계속 생길 때 누군가가 내게 이런 조언을 했다 내가 너무 문상을 자주 다니다 보니까 혼백들이 내게 달라붙어서 일이 잘 안 된다고 말이다 실제 그런 이유.. 내글모음 2002.10.09
놀고 먹기 나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본다 <놀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지만 아직 그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수를 사석에서 만났을 때 자신의 히트곡을 불러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른 가수들의 노래라면 모르지만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건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도 우리.. 내글모음 200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