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태백산행에 우리 동행이 모두 17명이었는데 그 중에는 은퇴한 주먹 한넘이 있었다. 그넘은 우리 친구 중 어떤 녀석과 알고 지내더니 이렁저렁 많이들 알게 돼서 가끔씩 우리 산행에 따라다니곤 했다. 떡 벌어진 어깨하며, 내 다리통만한 팔뚝하며, 보기에도 벌써 한 등치 하는 폼이 심상치 않은데, 나이가 몇 살 아래라고 우리 친구들을 만나면 첫마디부터 깍듯이 형님이라 부른다. 산행 후 지하수를 사용하는 목욕탕에서 느긋하게 목욕 잘 하고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목욕탕을 나섰다. 눈에 젖은 등산화를 봉투에 담아 배낭에 넣고 가져간 운동화를 신으니 발도 한결 편했다. 이제 남은 일은 식당에 가서 잘 먹고 기차 타는 일뿐이었다. 식당에서 보내 준 봉고차를 타고 상쾌한 기분을 즐기고 있는데 그때 바로 그넘이 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