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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2002.0110)

인터넷 세상을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며 구경하던 시절, ID라는 게 없으면 문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으니 만들긴 해야겠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40여년 동안 부르던 내 이름을 그대로 영어식으로 써 보았다. nsl, nslee, namslee... 이런 것들은 이미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에는 navy, navylee를 쓰려고 했더니 이 역시 대부분 등록되어 있었다. 그 다음에는 navy69, navynams였는데, 이것까지도 가끔씩은 등록된 경우가 있긴 했지만 둘 중 하나는 가능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내 ID는 navy69 아니면 navynams를 쓰게 되었다.  그럼, 왜 하필이면 해군navy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모자라서 대학원까지 다니다 보니 군대 가는 게 늦었다. 게다가 또 ..

내글모음 2002.01.10

가출한 딸의 빈자리 (2002.0106)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씩 날벼락같은 일을 겪게 된다. 지난 여름 언제쯤이었던가, 아주 무덥던 날이었다. 딸애가 폭탄선언을 했다. 집을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순간 더위가 싹 사라져 버렸다.그리고 며칠 후 딸애는 정말 짐을 싸들고 나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바로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야 만 것이었다. 게다가 어린 딸의 가출을 말려야 할 제 엄마까지 나서서 짐을 싸 주고 그야말로 난리 가관이었다. 나는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니,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그날 밤 대학교 2학년인 딸애는 그렇게 학교 기숙사로 가 버렸다. 믿어지지가 않았다.딸애가 나가 버린 그날 밤, 빈방을 들여다 보면서도, 내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하루나 이틀쯤 지나면 다시 돌..

내글모음 2002.01.06

못된 아들놈 (2002.0104)

자식을 키우다 보면 속상하는 일이 많게 마련이지요. 아무리 애지중지 키웠어도 다 제 혼자 자란 줄 알고, 부모가 뭔가 가르쳐 주려고 하면 잔소리라서 듣기 싫어하고, 부모보다는 제가 훨씬 잘났다고 착각하고,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면서도 결혼하고 자식 낳고 나서도 부모에 의지하려 하고... 오죽하면 불교에서는 ‘자식이 전생의 빚쟁이’라고 할까요? 그렇지만 못된 자식놈이라도 남들에게는 그렇게 얘기하지 못 하는 게 부모 심정이잖아요.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시죠? 하지만 저는 오늘 큰 결심을 하고 제 못된 아들놈 일을 만천하에 공개하려고 합니다. 며칠 전 제 방에서 컴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거실이 소란스러워지더군요. 제 아내와 아들놈이 다투는 듯 했습니다. 저는 직감으로 알았습니다. ‘아들놈이 또..

내글모음 2002.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