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할머니 사랑 내 장모님은 둘째 딸(내 큰 처제)네와 같이 사셨는데 늦게 결혼한 처제가 무려 결혼 11년만에 나이 마흔이 넘어서 딸 하나를 낳았고 처제가 내 집사람과 같이 점방을 하고 있으니 그 늦둥이는 장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고 할머니와 외손녀 간에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었으리라 장모.. 내글모음 2002.10.13
문상하기 <경사에는 못 가더라도 조사에는 꼭 가야한다> 내가 비교적 잘 지키고 있는 생활의 원칙이다 몇년전부터 한동안 어려운 일들이 계속 생길 때 누군가가 내게 이런 조언을 했다 내가 너무 문상을 자주 다니다 보니까 혼백들이 내게 달라붙어서 일이 잘 안 된다고 말이다 실제 그런 이유.. 내글모음 2002.10.09
놀고 먹기 나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본다 <놀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지만 아직 그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수를 사석에서 만났을 때 자신의 히트곡을 불러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른 가수들의 노래라면 모르지만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건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도 우리.. 내글모음 2002.10.07
어느 철없는 친구 그래도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하니까 누구라고 이름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제가 아는 어느 친구 얘기입니다 88년엔가 그 친구 생전 처음으로 대한민국 부동산 등기부에 이름을 올리고 새로 개발되는 목동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그러더군요 <집이 생겨서 행복한 건 아니지만 기분은.. 내글모음 2002.09.18
사랑이 너무 깊어 어둡던 하늘에 태양이 떠오르면 밤을 비추던 달도 별도 모습을 감추는 것처럼 한번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다른 사람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저 그 한 사람에 눈이 멀어 보고 또 보아도 듣고 또 들어도 돌아서기도 전에 벌써 보고 싶고, 듣고 싶어하며 사랑의 열병을 .. 내글모음 2002.09.17
나이 40이 되면 누구나 나이 40이 되면 아는 것이 같아지고 50이 되면 생긴 것이 같아지고 60이 되면 섹스능력이 같아지고 70이 되면 재산이 같아진다 얼마전 어느 등산모임에서 수락산을 오르다가 그 모임의 회장인 건축사에게 들은 말인데 상당히 의미있는 말인 것 같다 누구든 제 잘난 맛에 사는지라 나.. 내글모음 2002.07.31
우리집 이 남자 우리집 이 남자 말입니다 이 인간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부모에게 보약값을 내놓으며 건방을 떨고 부모 결혼 기념일에 31살짜리 케익을 사온 바로 이 남자 말입니다 2년전부터 무슨 자격시험을 준비한다면서 배낭여행 같은 거는 고사하고 방학때 어디 한번 놀러가지도 않고 술 거하게 마.. 내글모음 2002.07.13
청계산 입맞춤길 서울 강남에서 가까운 청계산은 서울과 성남, 과천, 의왕에 걸쳐 있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산세가 크고 계곡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다. 서초구나 성남 수정구 방면에서 올라가면 길은 대체로 호젓하고 길가에는 약수터도 있어서 조용한 산책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이다. 양재동 하.. 내글모음 2002.06.21
무늬만 20대 한동안 열심히 산에 다니면서도 복장 따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등산화 하나는 제대로 신었지만 겨울이면 파카를, 여름이면 반바지에 아무 티셔츠나 입고 지리산이든 설악산이든 북한산이든 여러해동안 그렇게 헤집고 다녔었다. 그런데 요즘 등산복을 몇벌 샀다. 그것도 색상.. 내글모음 2002.06.20
손톱 장애인 <얼이 빠진다>는 말이 있다. 내가 얼이 빠졌던 나의 고백 한가지... 온 나라가 IMF 파국으로 가고 있던 몇 년전 나 역시 때마침 벌였던 일들이 IMF 직격탄을 맞아 초토화되어 버렸다 나는 참 무기력했다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채권을 회수하려는 채권자들과의 지리한 입씨름, 대책도 없이.. 내글모음 200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