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화山桃花 - 박목월 산은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山桃花)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한때 산에 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던 시절이 있었다 어지간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는 날에도 주말만 되면 배낭 둘러메고 산으로 가는 발걸음에 거칠 것이 없었는데 이제는 그 사랑이 식은 걸까? 멀리 보이는 북한산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뛸 때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지 말아야 할 핑계거리를 찾으면서 망설일 때가 훨씬 많아졌다 봄꽃은 지천으로 피었다가 이제 거의 떨어졌겠고 봄눈 녹아 흐르는 옥같은 물도 벌써 흘러갔겠지만 암사슴처럼 계곡물에 발을 씻으러 한번 가볼까? 그런데 국립공원 계곡물에 발을 씻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니 발 씻..